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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npasar - Bali 무쇠의 소뿔처럼 1

ProudDingo 2023. 1. 29.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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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는 2022년 12월 마지막 언저리,

여행병이 또 도지는 것 같았다. 

갑갑했다. 탈출구가 필요했다. 

 

주방에 갔을때 숟가락 젓가락의 순서 모양, 심지어 밥그릇, 모든 조리기구의 모양이 보기싫었다. 

욕실 세면대에 물건정렬 부터 시작해서 이건 아니지, 저건 아니지 

이런 이상한 생각을 하는 이름모를 원인을 찾고 있었다. 

 

내 기분이 지금 왜 이런걸까?

 

구글맵으로 전 세계(지구)를 보았다. 

클릭한 곳을 확대해보았다. 여기 점 하나에 내가 발 디딜곳 한군데 정도는 있겠지, 이런 기분을 날려버릴만한 1평짜리 공간쯤은 나에게 허락되지 않을까?

 

fireworks가 며칠뒤면 곧 시작될거야, 여기있다가 내가 fireworks가 될지몰라. 

나는 노트북을 키고, 빛의 속도로 여기저기 검색을 하기 시작했다. 

사실 몇개월전부터 나는 인도네시아 발리에 꽂혀있었다. 

아마도 누군가의 블로그를 보고, 발리는 천국이야, 내가 원하는 자유를 어느정도는 충족해줄수있는 공간 같았다. 

 

비행기티켓과 숙소를 바로 예약했다. 2일뒤면 나는 발리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싣을거야. 

짐은 최소한으로줄이고 나는 그냥 그렇게 무쇠의 뿔처럼 나아갔다. 

 

언제부턴가 KTX를 타고 광명역에 내려 인천공항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를 타는것이 신이 나지 않았다. 

사람들은 언제나 딱딱하고 진지했으며 내가 무슨 농담을 한들 좋아해줄거같지 않았다. 내가 쓰는 문장하나에도 의미를 부여하며 도돌이표식의 대화를 만들어 낼거같았다.  나는 그렇게 침묵을 유지한채 애써 휴대폰 화면에 집중할려고 노력했다. 

 

겨울이지만 그렇게 쌀쌀하지는 않았다. 스웨터하나로 충분했다. 날씨보다 이런 흉측한 사람들의 시선에서 빨리 벗어나고 싶었다. 

제1터미널 - 해외로 출국하려는 사람들로 인산인해를 이루었다. 다행히도 타이페이를 경유해서 가는 승객들은 별로 없었다. 여권을 내놓으라는 듯한 표정의 승무원에게 어이없는 실소를 비치며 여권을 건네주었다. 

"최종목적지 발리, 발리는 일이 있어서 가는건가요?"

"그냥요" (남이사)

 "백신증명서 보여주시겠습니까?"

"네"

boarding pass 3장을 움켜쥐고는 나는 보안행렬로 향했다. 

무의식상태로 나는 오디오북을 듣고 있었다. 

어느새 나는 출발 게이트언저리에서 이것저것 충전을 했다.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고 그냥 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니까. 

 

눈발이 슬슬 날리기 시작할 밤 10시, 아니나 다를까 비행기가 이륙을 하지 않았다. 2시간정도 지났을까, 아 이렇게 하다가는 인천 - 타이페이- 싱가포르 - 발리 (다 엉망진창이 되겠군) 

근데 그렇게 화는 나지 않았다. 비즈니스 목적으로 가는거보다 정말 나는 이 여정의 한순간을 기억하고 추억하는 시간이었기에, 이런 경험을 또 언제해보겠어. 

 

이 비행을 완성하고 발리에 도착하는 순간, 나는 앞으로 다가올 그 어떠한 비행여정도 거뜬히 이겨낼수있겠지. 예상치 않은 상황과 사람들의 가쉽속에서 나는 더 강해져왔기에, 왠만한 일에는 큰 충격을 받지 않는 내성이 생겼달까? 

 

왜 그런지 모르겠지만 그냥 마음이 편안했다. 단잠을 한 15분쯤 자고, 오디오북도 듣고, 그러다보니 타이페이였다. 공항은 후덥지근했고, 나처럼 transfer하려는 승객 무리를 쭉 따라서 기다리고 기다렸다. 무의식의 흐름대로 나는 계속 눈을 감고 잠을 청했다. 

 

싱가폴 공항에 이륙하기 10분전, 승무원이 자꾸 내 주변을 어슬렁거리며 C, Terminal 1 , 3  여러가지숫자를 이야기했다. 느낌이 별로 안좋았지만 비행기내려서 제대로 물어봐야지.

사실 스타벅스에서 커피한잔마시며 느긋하게 비행기를 기다리고 싶었지만, 상황이 그렇게 도와주질 않았다. 

그리고 싱가폴 공항이 그렇게 큰지도 몰랐던 터라, transfer하는 곳으로 가니, 여기로 가야해, 여기로 가니 저기로 가야해 그리고 싱가폴 에어라인으로 항공회사가 바뀌고 새로운 보딩패스를 받았다. 다시 security를 거치고, 나는 바로 발리로 가는 비행기에 탑승했다. 

그렇게 탑승하고 13분뒤에 비행기는 이륙했던것같다. 

 

커피와 스낵을 먹고, 발리공항에 도착하니 tropical한 날씨에 나는 스웨터를 입고있었고, 아 여기가 찐 발리구나 하는 느낌이 왔다. 동남아시아 여행은 처음이었다. 급한 스케줄도 아니었고 온전히 휴가차 온것이었기 때문에 급할건없었지만 여름옷으로 갈아입을 필요는 있었다. 근데 suitcase가 없다.

같이 기다리던 LA에서 온 아줌마는 아 여기 내 짐가방이 나왔어. safe trip! 하고 유유히 공항을 빠져나갔다. 

 

결국 생전 안해본 baggage service에서 내 보딩패스를 보더니 10초만에 너 짐은 아직 싱가폴에 있어, 오늘 저녁에 니가 묵고 있는 호스텔로 우리가 배달해줄거야. 여기 니가 묵을 숙소 주소를 남겨줘. 

 

갑자기 사탕이 급격하게 먹고싶었다!!!

 

이쯤되면 나의 인내심에도 한계가 올법도 한데, 나는 business로 여행을 간것이 아니었기에, 이 과정들이 당황스러웠지만 오히려 즐기는 부분도 있었다. 거기에는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지만, 개인적인 성장으로도 보았고, 다음번에 이런일이 일어나면 어떻게 대처할지 시나리오가 나오기때문에, 전혀 내가 경험하지 못했는 상황을 즐기는걸 좋아하기 때문에 등등을 꼽을수 있겠다. 

 

그렇게 나는 발리 현지 직원이 쥐어주는 $70정도 될법한 인도네시아 화폐 루피아로 환불을 받고는 공항을 빠져나갔다. 정말 나는 발리를 오기전 2일전에 비행기티켓을 예매한터라 현지에 가면 어떻게든 되겠지하는 마음으로 훌쩍 떠난것같았다. 역시나! 내가 의존할 부분은 스타벅스(starbucks) 세계어디를 가도 내 마음을 안심시키는 매장에서 커피한잔을 들이키면서 앞으로 호스텔을 어떻게 찾아갈지 모색하기 시작했다. 

 

블로그로 가볍게 발리인들이 사용하는 교통수단에 대해서는 알고있었는데, 그 중에서도 Grab 과 Gojek 두 어플을 많이 사용하는거같았다. 나는 tech savvy답게 e-sim을 미리 구매한터라 기존 스마트폰에 activate를 시켰다. 로딩하는데 시간이 꽤 걸렸던것같다. 공황 와이파이도 stable하지는 않았으며 그래도 인내심을 가지고 모터사이클을 콜했다. 

 

legit 한 교통수단에만 적응이 되었던 터라, 공항밖의 도로상황에 나는 shock을 먹었다. 오토바이와 차, 자전거, 도보 이 모든게 한도로에서 일어나고 있었다. 나는 이 후덥지근한 날씨에 스웨터에 extra warm레깅스바지를 입고 grab guy를 찾고 있었다. 백팩하나를 울러매고 나는 grab가이에게 Let's Go를 외쳤다. 

 

10년만에 오토바이를 탄 나는 너무 신이났다. 발리 현지인들과 관광객들이 뒤섞인 모습도 재미있었다. 옷차림새를 보니 현지인과 관광객 나를 포함한 모두가 우스꽝스러웠다. 모두가 부르는 short cut을 지나니 내 호스텔이 바로 위치해있었다. 

 

방글라데시 남자, 인도네시아 현지 발리인 여자 그리고 현지인 남자(그 호스텔에서 무슨일을 하는지 정체모를) 총 3명이 나를 뚫어지게 쳐다보고있었다. 이 숙소를 묶어야할까 말아야할까 - 어떻하지? 

지쳤다. 후덥지근한 날씨에 스웨터를 입고 있는, 싱가폴에 있다는 내 수트케이스는 정말 싱가폴에 있는건지, 발리에 있는건지 - 아무도 믿을수 없는 이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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